‘E’없인 우리의 미래도 없다.

▲이승은 교수
▲이승은 교수

기후위기의 대응이 전 세계에 공동의 책임과 과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억만 장자들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은 환경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 또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든 다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기업의 경영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환경문제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이 소비자의 불매 혹은 구매율 하락 등의 이유로 인해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대한 기업의 태도는 경제 주체에게 필수 고려 사항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신들이 설립하거나 운영해온 기업이 성장하면서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에 대한 ‘반성’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온실가스 배출 제로”

가장 대표적인 환경 운동가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를 꼽을 수 있다. 2000년 빌& 멀린다게이츠 재단을 세운 그는 2008년 MS 경영에서 손을 뗀 후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2월 16일에는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출간해 자신만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순 제로(net zero)’ 달성이다. 5~10% 수준의 단순 감축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지향하는 것이다. 게이츠는 선진국이 혁신적인 기후 솔루션을 개발해 2050년 탈탄소화 하고, 이를 전 세계에 저렴하게 공급해 대기권에 온실가스를 더는 배출하지 않는 ‘탄소 제로’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이츠는 2015년 ‘BEV(Breakthrough Energy Ventures)’라는 투자 펀드를 설립해 기후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운용 자금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BEV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혁신 벤처에 투자하는데, 여기에는 제프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등도 투자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하면 1억 달러”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는 억만장자 중 하나다. 머스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녹색 에너지 사용 확대를 목표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 ‘탄소세’ 지지자인 머스크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4월 머스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연간 1000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포집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해법을 공모하는 ‘엑스프라이즈-탄소제거(XPRIZE Carbon Removal)’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1억 달러(약 1100억 원)의 상금을 약속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 구입 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다고 했다가 탄소 배출 문제가 심각한 비트코인 채굴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하여 결제계획을 철회했다.

“기후변화 연구펀드 설립한 제프 베이조스”

세계 최대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7월 아마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베이조스는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한 연구 전문 펀드 ‘베이조스어스 펀드(Bezos Earth Fund)’를 만들었다. 이 펀드는 차세대 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각종 연구 프로젝트에 2030년까지 100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그동안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면서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베이조스는 어스펀드의 첫 수혜자를 발표, 세계자연기금(WWF)과 국제자연보호협회(TNC),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환경보호기금(EDF), 세계자원연구소(WRI) 등에 7억9100만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기업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미래”

기업은 앞서 소개한 것 외에도 다양하게 기존의 환경 문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지구환경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까?

첫째로, ‘소비자’로서 가져야할 역할과 책임이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 가공, 유통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실제로 친환경적인 마케팅인 그린 마케팅 사례들이 있는 반면, 겉으로는 친환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그린 워싱(green washing) 사례들 또한 존재한다. 기업의 마케팅을 꼼꼼히 살펴보고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정보를 접하여 그린 마케팅과 그린 워싱을 잘 구분하며 소비할 필요가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활발히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가급적 이용을 배제함으로써 모든 기업들이 기업 활동에 있어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기업의 일원’으로서 가져야할 역할과 책임이다. 모든 이들의 직장은 구체적인 목표나 결과를 추구하는 하나의 크고 작은 기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업을 구성하는 구성원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줄이고 더 나아가 건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이 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경영을 할 경우, 내부 피드백을 통해 자체적인 경영 노선 전환을 시도해야 하며, 여러 시민단체와 협력하거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알리는 등 친환경적인 기업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다양한 환경 문제들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를 줄이고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의 환경 경영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올바른 환경 경영 사례들을 중심으로 우리는 소비자인 동시에 기업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태도와 다양한 기업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변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환경보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