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기고문= 이승은 숙명여대 교수

작성일 : 2021-05-24 06:46

◆기고문= 이승은 숙명여대 교수

 

▲이승은 교수

 

 ● 기후위기의 빅뱅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오후에 창밖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을 한참이나 보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잘 훈련된 모습으로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가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마스크도 함께 진화하는 모습을 보며 호모사피엔스의 진가를 발휘한다. 아파트 화단에 만발했던 꽃들도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는지 예년에 비해 생기가 덜하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유기체임이 분명한 이유이다.

 

기후변화 시대에 살면서 기후위기와 싸울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코로나 감염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힘듦이 끝나면 걱정 없는 시간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에게 아쉽게도 더 큰 어려움이 닥쳐오고 있음을 알리지 않을 수 없다. 빌게이츠는 최근 <기후변화를 피하는 법>을 출간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2100년에는 COVID-19로 인한 사례보다 5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후재앙을 경고했다.

 

기후위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인류 생존을 좌우하는 먹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의 합의체(IPCC)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속가능하게 식량을 생산하지 않을 경우 인류는 심각한 식량안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정부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탄소중립(Net-Zero)’을 선언하고 2050년까지 국내 탄소 순 배출을 ‘제로(0)’로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계절이 바뀌며 장롱속의 옷을 정리하며 몇 천원, 몇 만원이면 마음에 드는 옷을 살 수 있다. 조금 사치를 부려 명품의 옷도 산다. 옷이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씌여지는지 잘 모른다.  소고기 1킬로그램이 생산되는데 얼마나 많은 땅과 사료가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플라스틱과 폐비닐로 편해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절반이 플라스틱이다. 그래서 플라스틱 차이나, 플라스틱 코리아로 이름이 붙여졌다. 플라스틱이나 석유화학 물질을 태우면 초미세먼지가 되어 몸에서 거부반응 이 일어나고 뇌졸중으로, 심장마비로, 폐렴으로 년간 1만2천명이 조기사망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은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의 체내에 쌓이고 있다. 공장에서, 자동차에서,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가속화 하고 있는 분명한 사실이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인 우리나라가 이대로 가면 지속가능 할 수 있을까? 전 인류의 최대 과제인 기후환경 위기와 생물의 다양성을 지켜내기 위한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며칠 전 프랑스는 헌법 제1조에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싸움과 환경 및 생물의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추가된 법안이 하원에서 앞도적인 표차로 통과 되었다. 이탈리아는 기후변화가 의무교육으로 채택 되었고, EU는 금년부터 플라스틱 배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 환경 최악의 상태다. OECD 37개국 수 천개의 도시 중 미세먼지 배출 100대 도시 중 44개가 우리나라 도시다.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역동성이 있는 나라다. 앞으로 기후위기, 빅뱅의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에너지복지 선진화로 가야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온다.’라고 확신한다. 산업화 시대에 맞추어진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21세기는 환경이 제2의 반도체가 될 것이고 반드시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테슬라가 전기 자동차로 시가 총액 세계 10위 안에 들었다. 탄소제로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업도 빅뱅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30년 전만 해도 석유 재벌이 시가 총액 선두를 달렸지만 지금은 선두 그룹에서 사라졌다. 무역 의존도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할당을 받고 상품에 온실가스 배출 탄소세가 부과된다면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선진국부터 2050년 온실가스배출 제로, 탄소 중립국을 선언하고, 석탄·화력 대신에 바람, 햇빛, 에너지 믹스, 그리고 그린 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정부와 기업, 소비의 변화가 시급하다. 기후위기는 슬로우 모션으로 오기 때문에 ‘개구리가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에서 자각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물이 끓어오르는 지금의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히든카드 ‘희망’을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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