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화학안전망 구축에 만전”

[환경보건뉴스 김병오 기자] “비대면 시대에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유해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촘촘한 사업장 안전망 구축으로 화학사고 제로에 도전하겠습니다. 이를위해 신청사의 첨단 실전훈련 시설과 다양한 교육장비를 활용한 안전교육으로 화학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지난 2월 충북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 신청사에 입성한 화학물질안전원의 조은희 원장은 화학사고 예방책을 이렇게 교육과 훈련에 무게를 뒀다.

오송 신청사에는 넓은 면적의 야외훈련장과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첨단 훈련시설을 갖추고 체험형 교육·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 훈련조건을 갖춘 화학물질안전원은 이제 명실공히 화학안전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은희 원장은 97년 제32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후 2007년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 화학물질과장, 화학물질정책과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화학물질안전원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조은희 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조은희 원장 직무모습
▲조은희 원장 직무모습

=화학물질안전원의 일반현황과 함께 주요 임무와 기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화학물질안전원은 화학물질 사고·테러를 사전에 예방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4년에 개원하여, 현재 120여명의 전문인력이 5개의 부서와 24시간 화학사고 종합상황실, 화학안전 교육 훈련시설, 화학사고 대응 훈련장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토대로 상황실에서는 24시간 화학사고를 모니터링하며 사고 발생시 유관기관에 물질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심사, 취급시설 설치·관리기준 운영과 함께 화학물질 통계·배출량 정보 등을 유관기관과 일반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산업계, 화학사고 대응 유관기관과 지역사회 등 전국민 대상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중입니다.

=안전원은 최근 오송으로 청사를 이전했습니다. 이전 동기와 신청사의 첨단 교육시설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기존 임시청사 내 실험연구공간 및 사무공간 등의 부족으로 개원초기부터 청사 건립을 준비하여 작년 11월 이곳 오송 신청사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신청사 이전으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교육·훈련시설인데, 특히 실제 현장 설비를 재현한 화학사고대응 훈련장에서는 사고사례를 토대로 70여개의 유·누출 시나리오를 구현하여 현실감 있는 사고 대응·훈련이 가능합니다.
 

AR(증강현실) 훈련장은 화학설비 일부 모형만 활용하던 기존과 달리, 원료 공급부터 화학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제 설비와 동일하게 시설을 구현하였습니다.
 

VR(가상현실) 훈련장은 3∼4인 규모를 6인 협업 훈련이 가능한 규모로 확대함과 동시에 화학물질 누출 시나리오 뿐 아니라 화학테러·사고 시나리오까지 확대 탑재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위험성평가 실습과 토론이 가능한 전산실과 토론실습실, 코로나19 이슈를 고려한 비대면 교육시설까지 구축하여 빈틈없는 교육·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청사 개청 테이프 컷팅식
▲신청사 개청 테이프 컷팅식

=안전원에서는 ‘화학안전 키움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또한 참여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요.

매월 셋째 주 수요일, 화학안전 정보 취약계층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화학안전 키움의 날’은 화학물질안전원의 전문성과 시설·설비들을 국민과 지역사회에 공유하여, 화학안전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계획되었습니다.
 

어린이, 학생, 성인 등 지역주민을 포함하여 지자체 및 소방·군·경찰 등 비상대응기관 종사자까지 폭넓게 신청을 받아 화학사고종합상황실, 증강·가상현실 훈련센터, 화학사고 대응 훈련장, 분석실험실, 화학사고 대응차량 및 무인기(드론) 등 화학물질안전원의 시설·장비를 선택하여 맞춤형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소방·군·경찰 등 화학사고 비상대응기관 종사자들이 참가하는 경우, 특화된 체험형·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맞춤형 체험 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화학안전 키움의 날 참가 신청은 화학물질안전원 누리집(nics.me.go.kr)에서 가능하며, 교육 체험 1회당 최대 20명이 참여 가능합니다.

=금년 4월부터 화학물질관리법상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가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로 통합이 되었습니다. 통합된 이유와 차이점은 무엇이며, 기업을 위한 지원대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해화학물질 취급량, 물질의 특성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하여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외부 영향이 적은 경우 현장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화학사고 예방관리계획서로 제도를 통합하였습니다.
 

유해화학물질을 다량 취급하거나, 사고위험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은 관리를 강화하였고, 소량취급 시설, 항만 등 외부영향이 없는 기업은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제출대상에서 면제됩니다.
 

또한, 사업장에서는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가 통합되어 심사 처리 기간이 최대 60일에서 30일로 줄어들게 됩니다.
 

안전원에서는 제도의 현장 조기 안착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권역별 제도 설명회를 사전에 실시하고, 영상 설명자료 및 Q&A 사례집 등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며, 화학물질관리협회와 함께 중소기업 작성 지원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 방문
▲사고 현장 방문

=안전원에서는 도금·염색업종에 특화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을 제정하여 3월 15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업종별 시설기준과 기대효과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업종별 기준은 해당 업종의 특성·공정에 맞는 다양한 시설 기준 이행방안들을 인정하여, 사업장의 화학안전은 확보하면서도 시설기준을 쉽게 이행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도금·염색업종은 중소·영세사업장이 많고 시설기준 이행수준이 열악한 반면, 화학물질 이동량이 많아 우선적으로 업종별 기준 마련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도금·염색 업종의 화학안전 취약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제도에 편입하여, 시설기준 준수율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년 1월부터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시설기준 정례협의체를 구성하고, 경영자총협회 및 업종 대표 단체 등과도 업종에 특화된 취급시설 관리기준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원이 화학물질 안전교육을 총괄하고 있는데, 화학물질안전교육의 교육과정, 수료인력 등 운영실태를 설명해 주시죠.

「화학물질관리법」 제33조에 따라 화학물질의 안전한 취급과 화학사고 발생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유해화학물질 영업자의 사업장내 모든 종사자는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등 직접 취급자는 2년마다 16시간, 직접 취급하지 않는 일반 종사자는 매년 2시간 안전교육을 이수하여야 합니다.
 

현재 화학물질안전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화학물질관리협회 등 4개 전문기관을 지정하여 5년간 약 60만명이 안전교육을 원활히 수료하였습니다.
    

강사교육 프로그램 및 교재검토 위원회 운영, 만족도 결과분석을 통한 전문기관 관리 강화, 최근 사고현황 및 원인분석 등을 반영한 업종별(반도체·도금·표면처리업 등)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화학공정설비 미니어처 등을 활용한 실습교육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법정교육 외에도 지자체·소방·군인 등 사고대응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화학안전 전문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신청사 이전 시 구축된 AR·VR 등 첨단시설을 활용한 체험형 화학안전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코로나 19 확산 추세를 지켜보며 화학사고 예방·대응·수습 등 7개 과정에 대한 전문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화학안전 키움의 날 운영 등을 통하여 대국민 화학안전 교육 서비스 제공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취급자 교육은 대면(8시간, 안전원)+비대면(8시간, 전문기관) 혼합교육으로 운영하는 등 코로나 19를 고려하여 온라인 활용 비대면 교육 체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종사자를 대상으로는 모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등 수요자가 화학안전교육을 선택 수강할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 확대를 통해 교육의 실효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업장 이행점검
▲사업장 이행점검

=원장님께서는 각계 전문가들과 소통하기 위해 화학안전 정책네트워크를 결성하셨는데, 결성 취지와 그동안 활동사항에 대해 언급해 주시죠.

화학안전 정책 수립단계부터 운영까지의 전 과정에서, 국민·산업계·유관기관 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지난해 11월 공간포럼(국민), 동반포럼(산업계), 소통포럼(유관기관) 3개 그룹 70여명으로 화학안전 정책네트워크를 구성하였습니다.
 

화학안전 정책네트워크에서는 화학정보공개, 화학사고 조사·분석, 예방제도, 인력양성, 국민참여·홍보 등 5개 분야로 나눠 정책과 관련된 의견과 아이디어를 듣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안심사회 실현”을 위한 안전원의 역할, 2021년 중점업무 추진 방향, 화학안전 정보공개, 안전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언하였습니다.
 

앞으로 국민들이 직접 만드는 국민정책디자인단 활동으로 확대하여, 화학사고시 대피장소 선정, 어린이 화학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정책을 함께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밸프스 캠페인
▲밸프스 캠페인

=현재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안전원, 화학물질관리협회 외에 3개 전문기관이 지정·운영되고 있는데, 부적정 운영에 대한 관리 수단은 무엇이며, 영·호남권으로 확대 운영 계획은 없는지요?

화학물질관리협회를 포함하여 교육기관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및 간담회를 통하여 교육기관이 화학안전교육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연 1회 이상 점검과 함께 2년 마다 재지정 검토 등을 통해 자격요건, 시설관리, 강사관리 등의 적절성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사항 발생 시 보완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반기별 안전원-교육기관 간 간담회를 개최하여 교육기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18년 기준 영·호남 교육 이수자 비율이 51%에 달하고 있어, 영·호남지역 교육 기회 확대 등을 위해 화학물질관리협회 외에 3개 안전 교육 전문기관에서도 해당지역 방문교육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19를 고려하여 비대면 교육은 지역제한 없이 교육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하였습니다.
 

향후, 업종별·대상자별 다양한 교육 수요, 코로나19로 확대된 비대면 교육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역 확대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몇 년간 화학사고 발생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화학사고는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와 대책은?

화학물질 유통량 증가 신규 유독물질의 확대 지정 등 화학사고 발생 개연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화학물질안전원 개원 이후 화학사고는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증기압이 높아져 화재·폭발 위험이 높은데다, 경상정비 시기와 휴가철 안전관리 소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지역별 하계 특별점검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에서는 화학사고 예방을 위하여 지난 4월부터 작업 전 화학물질 취급시설 설비의 사전점검을 강화하는 밸프스(밸브·플랜지·스위치 사전 점검 확인) 안전 활동 등 작업자의 화학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연중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흥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방문
▲시흥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방문

=끝으로 현장에서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화학물질 취급 담당자에게 당부와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화학사고 없는 안전한 현장을 위해, 화학물질을 가장 가까이서 취급하는 담당자 분들께서 가장 애써주고 계십니다.
 

화학사고 발생 시 제일 먼저 위험을 맞닥뜨리는 만큼, 취급 담당자는 작업 전 점검, 개인 보호구 착용, 관련 기준·절차 준수 등 안전관리가 몸에 배이도록 생활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내 자신 뿐 아니라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당부 드립니다.


●조은희 원장 프로필

? 성 명 : 조은희(趙恩嬉)
? 직 급 : 일반직 고위공무원(나급)
? 생년월일 : 1969. 12. 15.

? 학   력
   ? '87. 2  진주 삼현여자고등학교
   ? '92. 2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사
   ? '95. 8  서울대학교 환경계획학과 석사(수료)

? 주요경력
   ? '97. 4  제32회 기술고시
   ? '07. 3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
   ? '12. 2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정보관리팀장
   ? '12.11  환경부 화학물질과장
   ? '14. 2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참사관
   ? '18. 1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장
   ? '18. 6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
   ? '20. 7  (현)화학물질안전원장

김병오 기자/kbo58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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